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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

꼼꼼함에 대하여

image from pixabay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덜렁 거린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무슨 여자애가 꼼꼼하지 못하고 남자처럼 덜렁 거리냐고, 그때는 나의 이런 덜렁거림이 얼마나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나의 덜렁거림이 얼마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친한 언니와 제주도 한라산 등산을 기획했다. 2022년 1월10~1월12일까지 3오프를 신청했다. 언니가 계속 evening 근무여서, 내가 대신 항공기 예약을 했다. 지금까지 비행기 티켓 팅을 하면서 실수 한 적이 없는데, 아뿔싸 2022년 새해부터 실수를 해버렸다. 언니의 이름은 ‘허은서’이다. 비행기 self check인을 하는데, 글쎄 언니의 이름이 ‘하은서’로 되어 있었다. 비행기 출발시간은 오전 7시, 우리가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6시 20분. 급하게 T-Way 항공 화물 수속센터로 달렸다. 수하물 부치는 곳에서 언니의 정보를 수정하려고 하니까 줄이 장난 아니게 길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겨우 순번이 와서 정보 수정을 하려고 하니까 변경 수수료를 편도 당 5000원씩 내라고 한다.

분하지만 어쩌겠는가, 실수를 했으니까 지불을 하는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이번 제주도 여행 비행기 표를 조금 비싸게 주고 산 것 같아서 속상 했는데 오늘 이런 일까지 터지니까 마음이 심란하다. 다음번에 여행 준비를 한다면 맑은 정신에 해야겠다. 이번에 제주도 티켓 팅을 하면서, 많이 피곤한 상태에서 해서 이런 소동이 일어난 것 같다. 4일 연속 데이 근무를 하다 보니 많이 피곤해 있었다. 오후 4시에 퇴근 하면 바로 침대에 쓰러져 오후 7시~8시까지 잠을 잤다. 몽롱한 정신에 티켓 팅을 한 순간 이런 불상사가 생겼다. 결제하기 전에 내가 작성한 문서들을 다시 체크해 보는 꼼꼼함이 필수 인 것 같다.

self check in을 마치고 공항에 들어서자 오전 7시 탑승 마감한다는 방송이 울렸다. 시간은 오전 6시 55분. 급한 마음에 언니 핸드폰을 들고 마구 뛰었다. 하필이면 탑승구가 1번, 맨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한참을 뛰는데 내 앞에서 뛰는 한 무리가 있었다. 저분들도 같은 제주도 비행기를 탑승하는 고객이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새벽부터 마라톤을 했다. 헐떡거리며 다행히 탑승구에 도착해 무사히 제주도로 갈 수 있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은 비행기 안, 나는 여유롭게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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