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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

2022년 1월 5일: 새해의 시작은 효도

새해의 시작은 효도

오늘은 원 오프, 오늘 내가 향한 곳은 오랜만에 효도하러 할아버지 댁에 다녀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할아버지에게 치매 검사도 했다. "할아버지 오늘 며칠이에요?" 할아버지 왈 " 5일", 그럼 이번에 몇 년도예요? "2년" 쏘쿨하신 할아버지의 대답이다. 할아버지 올해 연세가 어떻게 돼요? "89살" 휴, 다행이다. 아직 우리 할아버지는 치매와 관련이 없다. 치매가 오는 사람들의 특징은 시간 감각이 없다. 최근의 시간을 기억 못 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노인 복지 센터에서 할아버지를 모시고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에 갔다. 형제, 팔복이라는 회 센터에서 요즘 제철음식인 광어를 시키고 할아버지가 연어를 좋아하신다고 해서 연어도 시켰다. 기다리다가 대게도 추가로 시켰다. 오늘 알게된 사실, 할아버지도 대게를 좋아하신다고 한다. 다행히 오늘은 월급날, 월급이 많지는 않지만 소소하게 플렉스 한날... 할아버지에게 용돈 10만 원도 드리고 하니 하루에 35만 원이 홀라당 나간 날이다.

photo by me


푸짐한 한상이다. 사장님이 조개랑 산낙지랑 두루두루 서비스로 챙겨주셨다. 사촌언니와 조카도 함께 해서 먹었지만 양이 많아서 남겼다. 그래도 이렇게 맛있게 오늘 하루도 마무리하니 괜히 뿌듯하고 좋다. 진작 할아버지한테 효도했어야 하는데 라는 후회도 밀려왔다. 동생을 잃고 나니, 더욱 가족에 대한 소중함이 밀려온다. 효도는 나중에 아니라, 지금 바로 이 순간에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달 월급날은 할아버지한테 가는 걸로 나 자신과 약속했다. 잊지 말고 용돈도 드리고. 월급 외 파이프라인 만드는 작업도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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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 참고로 우리 아빠가 아니고 외삼촌이다. 할아버지는 우리엄마의 아빠, 즉 외할아버지이다. 친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안 계신다. 회를 기다리는 모습. 많이 배고프셨을 것 같다. 일찍 도착했어야 했는데, 길을 찾느라고 우왕좌왕하다 보니 점심을 거의 오후 2시에 먹은 것 같다. 다음엔 조금 더 일찍 출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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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와 나. 할아버지 기억속에는 내가 항상 5살 때 모습인 것 같다. 오늘 나이를 물어보시길래 30살 된다고 하니까 매우 놀라는 모습. 5살짜리가 언제 이렇게 컸냐고 하신다. 글쎄, 나도 모르겠다. 내가 언제 이렇게 성인이 되었는지, 왜 시간은 점점 빨리 달리는지. 어릴 때는 시간이 매우 느리게 가서 속상했는데 요즘은 정말 눈 한번 깜박하면 한 해가 지나간다. 시간 참 빠르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소중하게 추억할 추억, 기억 하나하나 쌓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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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구입한 회센터, 사장님이 친절하시고 서비스도 둠뿍둠뿍 주셔서 오늘 하루도 기분 좋게 보냈다. 참고로 소래포구 어시장 주차장은 2시간 동안 무료 주차할 수 있다. 영수증에 주차장 할인 바코드가 있으니까 꼭 챙겨 놓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