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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변산] : 아직 청춘인 나에겐 어떤 메세지를 줄까?

 

영화: 변산-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이준익 감독의 '변산'은 2018년에 개봉한 청춘 코믹 멜로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본 '동주', '박열'을 보고 감명받아 같은 감독의 작품을 정주행 하면서 보게 되었다. 이준익 감독은 영화 시사회에서 이렇게 말한다.

 

<변산>은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해 악수를 하는 이야기 입니다. '변산'의 '변' 자는 가장자리 '변' 자라고 변두리에 있는 산입니다. 누구는 지금 스타가 되어 있고 누구는 뭐 메이저에서 군림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의 시작은 마이너였고 변두리였습니다.
이 한마디에 지금 나는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나는 지금 산의 변두리에 서 있는 것일까? 아니면 변두리에서 벗어나 중턱 까지는 올라와 있는 것일까... 확실한건 변두리는 아닌것 같다. 간호사는 항상 인력 부족으로 취업이 잘 되니까. 하지만 취업만 잘 되는 빗 좋은 개살구라는 함정이 있다는 것은 굳이 숨기지 않겠다.

영화 속 주인공 '학수'의 흑역사 에피소드

1. 유년시절 엇갈린 첫사랑에게 고백함
학수는 같은 반의 미경을 좋아했다. 영화 속 미경은 일명 그 또래에서 인기 많은 미모의 학생이다. 하지만 용기를 내 노래방에서 고백한 상대는 미경이 아닌 선미였다. 학수를 짝사랑하는 선미를 위해 선미의 친구가 미경 대신 선미를 학수가 고백하려는 노래방에 넣은 것이다. 나중에 다시 용기를 내 버스에서 미경에게 고백을 했지만 당황한 미경은 학수의 고백에 답을 하지 않고 황급히 버스에서 내린다.

2. 같은 반 친구 괴롭히기
어렸을 땐 힘도 약하고 키도 작은 용대를 괴롭혔다. 용대에게 슈퍼에서 물건 훔치도록 강요하고 산 낙지를 먹으라고 얼굴에 놓는 등... 하지만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난 용대는 더 이상 힘없고 왜소한 용대가 아니었다. 잘 나가는 조폭 두목으로 나타나 학수에게 보복하기 시작한다. 어렸을 때 상처를 똑똑히 기억하는 용대는 학수의 데이트를 방해하고, 과거에 당했던 대로 산 낙지를 먹으라고 입에 넣어준다.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살아 있는 낙지는 입속이 아닌 학수의 얼굴에 착 달라붙어 있는다. 심지어 학수는 용대의 운전기사 노릇까지 한다. 아주 잠깐이지만.

3. 냉혹한 현실
학수는 6년째 쇼미더머니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실력은 있지만 우승은 하지 못하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생계를 위해 그는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한다. 발렛 파킹 하다 자신을 알아볼 듯 알아보지 못하는 팬을 마주한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여고생 2명이 알아보지만 그에게 욕을 해달라며 강제 랩을 시킨다. 원룸에서 생활하면서 작사 작곡을 하려 하지만 옆집에서 조용하라고 소리치는 이웃주민을 만나게 된다. 이러한 현실로 묘사된 학수의 일상은 그가 왜 6년 동안 오디션 프로에서 우승하지 못하는지 알려준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 어머니에 대한 연민, 고향에 얽히고 섥인 그의 내면의 콤플렉스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는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변산]이 나에게 주는 메세지

그렇다. 모든 찬란한 오늘의 영광에는 미약했던 나의 과거, 변두리에서 머뭇거리던 나, 상처를 직시하지 못하고 회피하려고만 했던 과거의 내가 있다. 물론 지금 나의 삶이 완벽하고 매일매일이 행복하다는 것은 아니다. 찬란한 오늘의 영광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적어도 지금은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왜 이럴까? 엄마 아빠는 왜 그럴까, 저 친구는 왜 저럴까, 등의 불평 불만 보다는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마음가짐이 생겼다. 그들은 내가 아니고 나도 그들이 아니기에 내가 함부로 상대방을 비난 할 수 없다는 것을 지금은 인지하고 있다. 하루 하루 감사한 일들을 생각하면서 살아가려고 노력하다 보니, 상처 투성이였던 과거의 나에게도 '그럴수 있었겠다'라고 받아들이는 유연한 마음을 가진 어른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잊지 말자. 모든 성공의 시작에는 변두리, 아무것도 아닌 시절에서 시작한 미약했던 과거가 있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