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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 네 이웃의 식탁] 현대 사회의 불안한 가정의 모습을 보여주다.

2021.12.06 책이좋은밤 독서모임.

'네 이웃의 식탁'은 오늘의 젊은 작가 19, 구병모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책 제목만 봤을 땐 무엇인가 따뜻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면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불안한 가정의 허울, 네 이웃, 즉 4개의 가족의 갈등과 공동체의 허위, 돌봄 노동의 허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 소설은 현대사회의 불안한 가정의 모습을 책 속의 주인공들이 겪는 갈등을 통해서 보여준다.

요진과 제강의 남녀 사이의 지켜야할 선에 대한 갈등

요진은 사촌언니의 약국에서 일한다. 약사는 아니고 카운터로 일한다. 요진에게는 감독을 꿈꾸는 남편과 (무직) 6살 여아 시율이가 있다. 그런 3 가족이 서울에서 살긴 만만치 않다. 드디어 그들이 입성한 '꿈미래 실험 공동주택'은 어쩌면 요진의 가정에게 남은 마지막 선택지였을 것 같다. 정부에서 낮은 전세 가격으로 만들어 놓은 사업니다. 입주 조건은 외벌이 부부, 자녀 2명 이상, 미래에 자녀 3명을 낳을 계획(총 3명의 자녀)이라는 각서를 작성해야 한다. 그런 그들이 희망을 품고 입성한 공동주택은 생각만큼 희망적이지는 않다. 먼저 정착해 살고 있는 단희의 남편 제강과 요진은 불안한 관계에 놓이게 된다. 제강이 남녀 사이의 지켜야 할 선을 아슬아슬하게 침범하려 하기 때문이다. 원치 않는 친절, 이른바 요진을 꼬시려고 한다. 요진 씨는 예쁜 것 같다, 요즘 말 한마디 잘못하면 성추행이라고 하는데 본인은 잘 모르겠다, 면세점에서 사 온 화장품을 선물하는 가 하면 나중에는 요진과 단둘이 식사 자리를 가지려고 한다. 이런 그의 불편한 친절에 요진은 불안하다. 불안하지만 제강의 과잉친절을 단호하게 잘라내지 못한다. 오히려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을 까 봐. 결국 그녀가 한 선택은 그가 선물한 화장품을 돌려주고 딸과 함께 공동주택을 떠나는 것이다.

효진과 단희 사이의 공동체 생활에 대한 갈등

효진은 6개월 아기를 둔 프리랜서 그림작가이다. 그녀는 육아에 지쳐 있으며 공동체 생활에 잘 어울리지 못한다. 다 같이 분리수거 하는날에 빠지기 일수며 새로운 가족이 입성하는 모임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그녀의 행동을 단희는 마땅치 않게 여긴다. 자신도 두 명의 아기를 키워봐서 효진의 힘듦을 이해할 수 있는데 효진은 일부러 공동체 모임에 끼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 같다고 느낀다. 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듯이 효진이 먼저 손을 내밀면 얼마든 지 도와줄 수 있는데 네 것 내 것 선을 지키려는 효진이 미워진다. 효진이 그린다는 동화책을 동네 사람들에게 선물도 해주고 그랬다면 단희는 분리수거에 몇 번 빠지는 정도는 얼마든지 이해해줄 캐릭터이다. 효진은 공동체 생활에서 본인한테 득이 되는 부분을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주의이고 단희는 공동체 생활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 및 주도하는 인물이다.

여산과 교환이의 가족내 갈등

여산과 교환은 부부이다. 그들은 온 동네가 떠나갈 정도로 부부싸움을 한다. 바로 교환이 월급의 일부를 자신의 여동생에게 빼돌렸기 때문이다. 여동생 남편의 사업이 망해 동생에게 생활비를 몇 달 동안 대준 것을 여산에게는 비밀로 해 대판 싸움을 벌린다. 여산 혼자 그 엄청난 사실을 모르고 계속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살았다. 일명 아줌마들의 중고나라 사이트에서 거지로 소문이 날 정도로 가격을 후려치기 하다 그녀의 행적이 알려지면서 중고나라 사이트로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녀가 이렇게 생활하게 된 데는 남편의 월급이 턱 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끝까지 공동주택에 남게 된 부부 또한 여산과 교환이다. 나머지 3 가족은 결국 공동주택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떠나고 만다. 갈등의 종류도 건강한 갈등과 그렇지 못한 갈등, 아니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서 부부가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느냐의 차이도 만드는 것 같다.

마치며

갈등은 나쁜것 만은 아니다. 갈등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바라볼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을 잘 해결한다면 소중한 자산이 되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 가정은, 사회는 분열된다. 책을 마치며 지금 내가 회사 내에서 가지고 있는 갈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상사가 바라는 일에 대한 완벽.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바라는 일에 대한 융통성. 그 중간 어디쯤에선가 합의를 이루어 나갈 때 일에 대한 균형이 잡혀 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다. 어느 한쪽에만 치우친, 극단주의적 사고방식은 갈등을 야기할 뿐 해결책을 주지 못한다. 정도. 정도를 지키며 생활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또한 가족, 이웃, 자연, 공동체와 같이 따듯한 단어들이 이 소설 속에서는 간담이 서늘할 정도로 차갑게 느껴졌다. 이것이 진짜 현실일까 바 겁이 난다.